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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사월엔
[NHK] 악취나는 덮개에서 지역의 보물로 - 맨홀뚜껑 본문
일본에 가면 가끔 생각치도 못한 곳에 숨겨진 코다와리(こだわり)에 놀라곤 합니다.
코다와리는 직역을 한다면 - 집착이나 구애- 정도 일까요. 코다와리라는 말에는 한 인간의 프로로서 자신의 작품이나 일에 보이는 집념과 고집, 프로의식이 담겨있는데요, 가끔 세상을 놀랄키는 그들의 세밀하고 치밀한 가공과 세분화도 이런 정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비단 그들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에는 저도 모르게 혀를 차며 감탄하는 경험, 저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런 그들의 정신이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현된 예가 있습니다. 바로 맨홀 뚜껑 아트입니다. 해외토픽이나 일본 여행에 가셔서 직접 보고 사진도 찍어오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이 맨홀뚜껑이 이제는 지역의 명물로서, 관광수입을 창출해내고 있다고 하는 NHK의 보도 입니다.
각 지자체에서 향토 식품이나 명물을 테마로 화려하게 제작되는 맨홀 뚜껑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등으로도 퍼진 맨홀뚜껑이 화제가 된 것도 모자라 "설마 이렇게까지!"하고 시(市)공무원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8월 2일, 낡은 맨홀 뚜껑을 일반 대중에게 판매하겠다고 군마현의 마에바시가 홈페이지에 밝혔고, 10장의 뚜껑을 사겠다는 170명의 응모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담당과장. 평소 노후화된 맨홀 뚜껑은 철로 분리수거되어 처분 되는데, 과장은 '맨홀 뚜껑이 인기가 있으니 한번?'하는 생각에 판매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판매가 결정된 뚜껑은 1984년부터 2012년까지 사용되었고, 판매 가격은 한 장에 3000엔이며 무게는 무려 40키로
로 구매자가 직접 맨홀뚜껑을 가지러 시청으로 와야 합니다.
무려 17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맨홀뚜껑 구매 희망자. 그 중에는 다른 현에서 지원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근 시일내 추천을 통해 구매자를 결정한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맨홀 뚜껑에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20년간 일본 각지를 돌며 3000점 이상의 맨홀을 모아 사진집으로 발간한 '맨홀 뚜껑 애호가' 요우헤이 테츠코씨(필명)는 그 미력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 위를 지나가는 자동차나 사람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마찰계수까지 고안한 모양과 각 지역의 개성이 드러나는 디자인이 융화된 기능미와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구요.
그녀가 최근 가장 맘에 들었던 맨홀은, 특산물 방어의 유니크한 구도가 눈에 띄는 토야마현 히미시의 맨홀 뚜껑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맨홀 뚜껑 붐에 대해서는 '이젠 땅 바닥을 찍고 있어도 이해해주시고 같은 팬이 늘어 기쁘다'고 하네요. 사실 그녀는 철로 된 모든 작품을 사랑하는 철 애호가로 필명도 철녀입니다. 그녀의 인스타도 흥미로우니 한번 구경해 보심이 어떨까요. (https://www.instagram.com/tetsuko_ef81/)
이런 맨홀의 인기를 이용한 지역 진흥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작년 등장한 전국 각지의 맨홀 뚜껑의 디자인과 그 유래를 담은 '맨홀 카드' 붐입니다. 각각의 카드가 각지에 배포처를 딱 1곳만 정해 콜랙터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점이 포인트인데, 맨홀 뚜껑 실물과 함께 기념 카드를 목적으로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4월 시작된 이후 인기는 거듭되어 지금까지 각 지자체에서 222종의 카드가 제작되어 총 100만장 정도가 배포되었다고 합니다. 카나가와시에서도 8월 1일부터 카나가와역의 관광안내소에서 배포를 시작해 첫날 715명의 방문객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한달만에 거의 카드는 소진되어 카나가와시는 이달 9월 10일 '하수도의 날'을 기념해 추가로 2000장을 인쇄했다고 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는 하수도 정비를 촉진하기 위해 60여년 전 지정된 '하수도의 날'이 있습니다. 공휴일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런 맨홀을 이용한 관광 상품도 개발되고 있는데요, 각지의 맨홀을 보고 그 지자체의 맨홀 카드를 받으로 가는 버스 투어를 기획한 사이타마현의 여행회사는 올해 6월부터 실제 상품을 운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투어는 매달 1회, 매번 약 20여명이 모인다고 하니 참 놀랍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사동에서 맨홀 뚜껑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여러가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단지 도시의 미관이나 심미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했던 맨홀 뚜껑에서 지자체의 관광 상품과 연계시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과정이 참으로 흥미롭기도 하고 참 일본스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문 - http://www3.nhk.or.jp/news/html/20170908/k10011132351000.html?utm_int=news_contents_news-closeup_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