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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사월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본문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Part 2. 좋게 좋게 넘어가지 않아야 좋은 세상이 온다 <쓸모없으면 어때>
대학 새내기 때 소위 '운동권' 선배들은 툭하면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너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니?"라거나 "요즘의 네 화두는 뭐니?"라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을 했더라도 별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질문자의 의도는 답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오답 풀이를 해주는데 있었으니 말이다. ....
어떤 존재가 존재의 필요를 자꾸 설명해야 한다면, 그것은 질문자가 이미 무가치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 이제 나는 그처럼 질문자의 의도가 명확한 물음에는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모르니까, 쉽게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
문제는 이처럼 여성으로서 느끼는 실질적인 공포나 두려움을 이야기했을 때, "나는 잘 모르지만 그럴 수 있었겠다"라고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예민한 거다", "너만 힘든 게 아니다. 다들 힘든 건 똑같다","내 주변에는 그런 일 없다"며 무시해버린다는 거다. 내가 겪지는 않았더라도 누군가에겐 지금 일어난 현실인데, 잘 모른다는 이유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취급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런 대접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더 거칠고 센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
그러니 모르는 일을 없는 일처럼 대하는 건 얼마나 아이처럼 유치하고 좁은 행동인가. 사람에 대한 상상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쉽게 미워하게 되고, 윽박지르게 되고, 잘못부터 따지게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느끼는 것이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꼭 자신이 경험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으로 살아볼 순 없지만, 상대를 이해해보기 위해서 상상력을 동원하고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순 있다. 상상력이 곧 타인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는 말은 그런 뜻이다. 책을 읽는 등의 예술 활동을 하는 것도 실은 그런 고차원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닌가.
<시니컬해지지만 않으면 망해도 망하지 않아>
이처럼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에 대한 반응이 염세로 빠져버리면 더욱 나빠질 일만 남는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아예 대화를 하지 않게 되듯, 변화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세상에 대한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게 되므로. 집을 오래 비워두면 집은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먼지가 쌓이고 이곳저곳 망가져 간다. 매일 쓸고 닦아도 청소한 티가 나지 않는 것 같지만, 그 덕에 최소한 더 나빠지지는 않는 것이다.
분노하고 불만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멈추지 말자. 어릴 때 배웠던 것만큼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혹시'의 마음만은 잃어버리지 않도록.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차선이 없다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는 절실함만이 최악을 막아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반인종차별주의자, 반전주의자, 페미니스트 등 과거의 이상주의자들이 간절히 꿈꿨던 세상이기도 하다. 세상을 무조건 긍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니컬해지지 말자는 건, 철저하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용기 있게 현실을 직시하자는 뜻이다. 그러면 최소한, 세상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내 인생과 내주변은 뭐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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